Food/엔지니어66

[스크랩] 요즘 반찬들, 채소갈무리, 친구 시어머님표 40년 된 막걸리식초

파도아래 구름위 2007. 6. 24. 20:55

아는 분께서 애쓰게 농사지어서 주신 귤이 하루가 다르게 썩어가길레
귤조청을 만들었습니다.
과일조청은 쌀조청과 만드는 법이 같아요.
과일을 익혀야 합니다.



푹 끓인 귤에 엿질금을 넣고 따뜻한 곳에서 발효를 합니다.
그러면 부글거리면서 거품이 생기지요.
껍질을 벗겨서해도 되지만 저는 3년전에 말린 뀰껍질도 같이 넣어서
끓였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넣었어요.
껍질벗긴 귤이 맛이 훨씬 깔끔합니다.



발효된 귤과 엿질금을 손으로 꼭꼭 알뜰하게 짜서 끓입니다.



계속 끓이다 보면 진한 주황색의 걸죽한 조청이 됩니다.
쌀조청보다는 끈기가 덜해요.
아주 새콤하고 달콤하지요.
어떤 분들은 귤을 발효시킬때 밥도 같이 넣어서 하는데
그러면 맛이 훨씬 부드럽고 좋아요.



이렇게 달여진 귤조청은 여러가지에 두루 쓰이지요.
소스에도 너무 좋고 고기를 절일때도 참 좋답니다.

아주 피곤하고 몸이 안 좋을 때 저는 귤조청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진하게 한잔 마시고 잡니다. 그러면 정말 좋아요.
댕유자차는 낮에는 마시기가 좋지만 잠자기전에는 설탕양 때문에 주저돼요.
예로부터 어른들께서 귤을 익혀서 먹으면 감기에 전혀 안 걸린다고 하셨어요.

아는 분이 주신 귀한 귤들을 이렇게 저렇게 이용해서 참 알뜰하게도 다 먹었습니다.



이모네 텃밭에 맛있는 시금치가 고추묘종한테 자리를 뺏겼답니다.
이 시금치가 봄이 됐는데도 얼마나 연하고 맛있는지 이모가
안타까워 하시길레 제가 가져와서 실컷 무쳐먹고 살짝 데쳐서
그늘에 바싹 말렸습니다. 건진 즉시 뜨거울때 말리면 금새 마릅니다.
말린 시금치도 참 활용도가 많아요.
그리고  영양면에서도 생 시금치에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 주체못하는 시금치가 있다면 말려서 사용해 보세요.
잡채에 넣으면 쫀득하니 좋아요.



다싯물에 된장풀고 마른 시금치를 물로 한번 헹군다음 넣으면
이렇게 파릇하고 맛있는 시금치국이 됩니다.
이 국이 마른 시금치로 만든 겁니다. 초록색 그대로 입니다.
무르지도 않아요.



마른 시금치 조금 덜어서 분쇄기에 갈았습니다.
성글게 갈았지만 이것도 참 쓸모가 많아요.
수제비, 칼국수, 부침개 반죽등에 사용할 수 있고 볶음밥, 주먹밥에도 사용할 수 있어요.
말려서 성글게 갈아 아기 이유식등에 넣어도 좋습니다.
시금치 안 먹는 아이들도 이렇게해서 넣으면 당연히 먹게 됩니다.



남편 친구가 농사지어 나눠 준 겨울당근도 채 썰어서 햇볕에 말렸습니다.
봄이 되니 젖은 상태로는 더 이상 보관이 안 되더군요.
그동안 비닐로 꽁꽁 싸서 아이스박스에 보관했다가 겨우내내 먹었거든요.
이것도 참 편리하게 여기저기 쓰여요.
말린 당근 다 먹을때 쯤에는 다시 겨울 당근이 나오겠지요.

저는 호박이나 기타 다른 채소들 중 자투리가 생기면 무조건
썰어서 말려요. 말린 채소들이 참 쓸모가 많답니다.

무엇보다도 말린 채소들이 보관이 훨씬 쉽지요.
말려서 비닐에 싸서 밀폐용기에 담아 놓으면  1년은 끄덕없고
어떤 것은 몇 년까지 보관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간단잡채할때 마른 당근을 물에 한두번만 헹구고 건져서 그대로
두면 알맞게 불려져요. 절대 물에 담그지 마세요.
말린 당근이 더 쫄깃거리고 식감이 더 좋아요.



어느 휴일날 천연조미료들을 만들면서 맛소금도 만들어 봤어요.
작년 가을에 살짝 쪄서 바싹 말린 표고버섯과, 고추씨, 마른새우를
넣고 곱게 갈았어요.
갈아진것을 체에 살살 내린 다음 볶은 소금(아주 고운)과 섞으면 됩니다.
체에 걸러진 굵은 것들은 된장찌게에 넣어서 먹었습니다.
이 양념소금,  정말 만능이에요.
고기구을때는 물론이고 볶음, 무침,계란후라이등에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관은 새우가루때문에 냉동실에 했어요.

여기에 마늘가루,양파가루,파프리카가루등등 몇 가지만 더 섞으면
웬만한 '시즈닝솔트'보다 더 좋아요.
있으신 분들은 한번 해 보시기를....

소금통에 쌀을 몇 톨 넣어두면 습기제거에 참 좋습니다.



이렇게 조금 덜어 낸 양념소금은 그냥 실온에 보관합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견학갈때 주먹밥을 만들었어요.
위에 말린 당근을 씻고 썰어서  표고버섯과 볶다가 양념소금으로
간을 했어요. 기름은 아주 조금만 썼고 물도 몇 방울 같이 넣어서
볶아주면 아주 촉촉하게 잘 볶아집니다.

그런다음 밥을 넣고 시금치가루도 뿌리고 실파도 넣고
마지막으로 다시 양념소금으로 간을 했는데 맛이 정말 좋더군요.



이 맘때쯤이면 동네방네 다 고사리들을 말리지요.
이모부와 이모가 뜯어 다 주신 고사리를 푹 삶아서 바싹 말렸습니다.
푹 삶아서 말리면 찬물에만 담가놔도 금방 부드럽게 불려집니다.
1년동안 먹을 고사리를 말렸습니다.



말고기를 넣은 제주도식 육개장입니다.
말고기를 핏물빼고 푹 고은 다음   잘게 찢어서 불려 둔
고사리를 넣어서 다진마늘을 넣고 고기 삶은 물을 넣고
푹푹 끓입니다.

조선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마지막에 밀가루를 물에 개어
넣으면 국물이 걸죽하니 맛있어요.
식성에 따라 매운고추,파, 고춧가루를 넣어서 먹으면 맛이
훨씬 좋습니다.

고사리 육개장은 뭐니뭐니해도 돼지고기 육개장이 최고지요.



이 맘때 우리지방에서는 톳도 말려둡니다.
예전과는 달라서 바다에서 아무때나 톳을 캐다가는 혼나고
톳을 캐는 기간이 잠시 있어요. 그때 캐 뒀다가 말려서 여름에 먹습니다.
여름에 더위 다스리는데 최고래요. 무쳐도 맛있지만 톳냉국이 정말
맛있어요.

톳은 갈색이 나도록 인정사정없이 푹푹 무르게 삶아야 맛있어요.
그렇게 삶아도 톳의 영양성분등은 그대로라고 합니다.
푹 무르게 삶은 톳을 바싹 말려서 찬물에 담그면 금새 부드럽게
불려집니다. 만약 살짝만 데쳐서 말리면 나중에 먹을때 다시 삶아야해요.
질기거든요.

이렇게 데쳐서 말리기도 하지만 바다에서 건져올린 그대로 말리면
소금기가 피면서 톳이 아주 연해 집니다.



물에 불린 톳을 양념된장,고추장,조청(물엿),다진마늘(아주 조금),참기름,식초,양파를
넣어서 무치면 애들도 아주 잘 먹습니다.
우리지방에서는 이렇게 된장에 톳을 무쳐서 먹습니다.
양념해서 하룻밤 두면 더욱더 맛이 들고 부드럽고 참 좋습니다.




불린톳은 깨소스에 버무려도 너무 맛있어요.
마요네즈, 참깨 간 것, 설탕, 간장,소금(아주 조금)을 잘 섞은 다음
무치면 고소하고 맛있어요.
이것도 무쳐서 몇 시간 두면 훨씬 더 맛이 좋습니다.
소스는 처음에 입맛보다 조금 더 짭짤하게 만들어야 나중에 무쳤을때
간이 딱 맞아져요.



모자반이 자라는 1월에 바다는 비로소 봄이 되지요.
바다의 봄 나물(?)을 대표하는 게 바로 모자반입니다.
바다에서 건진 그대로 말리면 이렇게 소금기 피면서 마릅니다.
모자반은 몸국을 끓여도 맛있고 무쳐도 맛있고 볶아도 먹고 장아찌도 만들어 먹고
두루두루 먹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제 남편에게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다 들깨가루가
들어가는 음식들이에요. 특히 어렸을때부터 먹었다는 들깨버섯탕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들깨 좋아하는 남편덕에 저도 이제는 들깨에
맛을 들여서 남편보다 제가 더 찾아서 먹습니다.

역시 들깨매니아인 제 친구와 같이 들깨를 구입 방앗간에서 빻아서
나눴습니다.  친구는 우리보다 더 식구가 많아서 자주자주 들깨를
사서 빻는데 그때 저도 같이 하는 거랍니다.



묵은지를 씻은 다음 팬에 들기름 붓고 다시멸치를 같이 넣어서 볶습니다.
물을 넣고 끓이다가 김치가 익으면 들깨가루를 풀어 넣습니다.
들깨가루를 넣으면 맛이 확 달라지면서 이거 정말 밥 도둑이에요.
묵은지는 그냥 멸치에만 볶아도 맛있지요.
멸치는 기름없이 냄비에 살짝 볶아주면 훨씬 좋습니다.



고사리를 삶은 후 말리기 전에 고사리 볶음을 했어요.
고사리에 들기름(참기름), 조선간장, 소금, 설탕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춘 다음 잠시 놔 둡니다.
그런 다음 기름 두른 팬에 들들 볶다가 마지막으로 들깨가루 갠 것을
넣으면 정말 맛있어요.



황태(북어도 됨)를 물에 씻어서 통째로 푹푹 달였습니다.
다 아시는 거지만 황태나 북어는 해독작용이 아주 뛰어나지요.
이맘때 황태나 북어로 만든 음식 먹으면 딱 좋습니다.

4식구라면 황태 두 마리를 머리에서 꼬리까지 깨끗이 씻어서 물 4 -5리터를 붓고
물이 3/4정도 될때까지 푹 끓입니다. 북어 대가리, 꼬리도 반드시 넣습니다.
그러면 물이 이런 색이 됩니다. 북어 냄새가 구수하고 맛은 아무런 맛이 안 나요.
다시마물보다 마시기가 아주 좋아요. 비린맛도 없습니다.  이게 북어차에요.



남은 황태국물에 생수를 추가하든지해서 소금과 설탕으로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한번 끓이고 식힙니다.  설탕을 안 넣어도 되지만 살짝만 넣어주면 좋아요.

무를 알맞게 썰어서 소금,매실액(설탕도 됨)으로 절이고 물이 생기면
식은 황태국물넣고 섞습니다. 단맛은 입맛에 맞게 하시고요.
저는 여기에 마늘, 생강 안 넣었습니다. 풀도 안 쒔어요.
대신 실파를 뿌리째 듬뿍 넣었고 매운 고추를 넣었어요.
마늘 이나 생강등 기타 다른 재료들은 식성에 따라 추가 하시면 됩니다.

실온에서 2-3일후 맛을 보면 황태의 시원한 맛과 톡쏘이는 맛이 일품입니다.
요즘같이 먼지 많은 계절에 참 좋지요.  
이렇게해서 아이스박스에 보관했던 겨울무를 다 먹었습니다.



국물을 우리고 난 황태는 잘게 찢어 무와 파를 넣어서 다시 푹 끓여서
조선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습니다.
멸치다싯물을 넣으면 더 좋습니다.



시내 유기농매장에 갔다가 유기농 천연설탕이 있길레 샀습니다.
백설탕이 색이 누르스름하고 일반 설탕보다 훨씬 덜 달아요.
흑설탕 맛을 보니 어릴때 할아버지 집에서 먹었던 나가사키 흑설탕맛과
거의 같더군요.  추운 겨울에  밖에서 놀다가 할아버지 집에 가면 화롯불에서
끓고 있던 귤껍질 달인물에 나가사키 흑설탕을 타서 우리들에게 꼭 마시게 하셨어요.

그런데 가격이 일반 설탕보다 8배 정도 비싸더군요.(1kg 7천원대)
그래도 1봉지 사두면 1년은 더 넘게 먹을 수 있겠어요.
물김치를 담가보니 이게 참 좋더군요.



절편을 양념김에 싸서 먹으면 참 별미에요.
부드러운 절편과 짭쪼롬하고 구수한 김이 묘하게 조화를 이뤄서
떡이 술술 넘어가요.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종류의 식용유들을 다 써 봤지만 결국 다시
찾아서 쓰게 되는 게 바로 유채기름이더군요.
어릴때부터 유채기름에 입맛이 들어서 그런지 이 만한 기름이
없더군요. 저에게는...

유채기름으로 볶음이나 튀김, 부침개를 하면 맛이 아주 깊고 고소합니다.
저는 매해 할머니께서 기름을 짜 주셔서 이걸 쓰고 있습니다.
요즘에도 우리지방 시장 기름집들에서 유채기름을 팝니다. 가격도 싸요.



슬로쿠커에 삶은 콩으로 다시 청국장을 만들었어요.
지난번 제가 올린 스티로폴 박스 그 방법 그대로 했어요.
가스불 냄비에 삶은 콩보다 슬로쿠커에 몇 시간 푹 삶은 콩이
훨씬 더 청국장이 잘 되더군요.
물론 가마솥 장작불로 삶은 콩은 더 좋지요.







한 눈에도 알수 있어요.
청국장이 아주 잘 되었습니다.
요즘 날씨가 따뜻해서 겨울보다는 잘 발효가 되는 것 같습니다.
동생에게 나눠준 다음 조금씩 포장해서 얼려뒀습니다.





삶은콩을 덜어내서 케챱이나 토마토 소스에 졸이면 맛잇는 'Baked Beans'가 됩니다.
예전에 만들어 뒀던 토마토케챱에 콩을 넣어서 살짝 졸였더니 아이가 잘 먹더군요.
나머지는 조금 냉동시켰다가 어느 비오는 날 이 콩 넣고 부대찌개 해 먹을랍니다.
통조림 콩과 맛이 똑 같아요.



콩을 무르게 삶고 나면 이렇게 콩물이 남아요.
이 콩물이 진국이에요.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김치할때 양념에 넣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저는 청국장 콩 삶을때마다 콩물은 반드시  받아서 얼려둡니다.
특히 열무나 얼갈이 김치에 넣으면 안성맞춤이에요.



이거 40년 다 되는 막걸리식초 밑이에요.
친구 시어머님 작품입니다.
친구 시어머님께서 이 병에다가 계속 막걸리를 붓고 따르고 하시면서
식초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막걸리 식초 밑이 오래 묵으니 뭉게뭉게 젤라틴처럼 되더군요.
이 병속에 들어 있는게 투명하게 굳은 초밑이에요. 보이시죠?
냄새가 어떨까 궁금했는데 전형적인 막걸리식초 그 향이더군요.

오랜 시댁살이에서 작년에야 분가한 제 친구가 시댁을 나올 때
시어머니께서 한병 주신거래요.







친구가 분양해 준 식초 밑을 받아다가 막걸리 식초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초눈들이 뭉게뭉게 여기저기 움직이고 흔들지 않아도 위에 흰 막이 안 생기네요.
친구 시어머님의 40년의 세월과 저의 나머지 세월이 여기에 합쳐져서
잘 곰삭은 명품식초가 되겠지요.

잘 보관하고 묵혀서 저도 누군가에게 다시 줄 겁니다.  



그 친구는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참 눈물겨운 결혼생활을 했답니다.
시부모님은 물론 시할머님까지 모셔서 4대가 같이 살았는데 그 친구
결혼생활을 듣다 보면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2대 독자와 결혼을 했거든요.

그렇게 마음 저리면서 살다가 작년에 드디어 이렇게 예쁜 다락방이
있는 집을 얻어서 분가를 했어요.
이 다락방은 친구만의 공간이고 여기서 요가를 하고 차를 마시고 공부를 합니다.



제 친구는 요가 경력이 13년이 넘습니다.
아주 고단한 시집살이를 견디게 해 준게 바로 요가였대요.
그렇게 완고하시고, 제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았던 시어른들께서도 점점
친구가 요가를 하는 시간만큼은 뭐라고 방해를 안 하셨다고 합니다.
요가를 하면서 친구는 모든 게 다 용서가 되더래요.

친구네 다락방 동쪽에 난 창입니다.
아침해가 떠오르기 전 새벽에 친구는 지금도 이 동쪽창 앞에서 요가를 합니다.
친구의 내공이 거져 만들어진 것이 아니더군요.
친구와 하루종일 얘기하다보면 하루해가 너무 짧아요.







출처 : 살아있다면....
글쓴이 : 살아있다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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