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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요일날 특별식...몸국

파도아래 구름위 2007. 6. 24. 21:18
 


일요일날 특별식으로 해서 먹은 우리지방 토속음식인 ‘몸국’입니다.
해조류인 ‘모자반’을 이용해서 만든 보양식인데 요리하시는 분들께서
영양학적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감탄하시는 음식이지요.
재료들도 서로 궁합이 잘 맞아서 이 이상 좋을 수가 없대요.

원래는 잔칫날이나 초상집에서 돼지를 잡으면 돼지를 삶은 다음
그 국물에 마지막으로 순대를 삶는데 그 국물이 나중에는 걸죽하니
끝내주는 국물로 변해요.
그 국물에 자투리 고기, 순대 터진 것, 신김치,모자반을 넣어서 푹
끓이면 그게 몸국이 되는 겁니다.
저는 식당에서 파는 몸국은 딱 한번 먹어보고는 다시는 먹지 않는데
그것은 몸국이 아닌 그저 흉내만 낸 이도저도 아닌거였습니다.
그래서 제주에 여행오시는 분들에게 몸국을 꼭 드셔보시라고
자신있게 말을 못하겠습니다.
제대로 하는데가 드물어요. 진짜배기 몸국집은 꽁꽁 숨어 있지요.

그런데 집에서도 원조 몸국에 가깝게 아주 맛있게 할 수 있어요.
아래 재료들만 있으면 됩니다.



먼저 감자탕할 때 하는 돼지뼈를 사다가 핏물빼고 한 번 끓여서
깨끗이 씻은 다음 이와 같은색이 될 때까지 푹 고읍니다.
하루전에 고았다가 밤새 베란다에 두면 기름이 굳어 있습니다.
그것을 그대로 걷어내면 아주 깔끔하게 기름기 없이 먹을 수 있지요.



이게 몸(모자반, 대한민국 어느 시장에서나 다 팝니다)입니다.
냉장고에서 하루 이상 보관하면 짓무르니 냉동실에 보관 하든지
말리거나 해야 됩니다.



이것이 찹쌀넣은 우리지방 토종순댑니다. 저도 간만에 맛있는 순대 먹었네요.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거운 거에요. 시장 정육점 앞에 보면 금방
삶아 낸 이런 맛있는 순대들을 놓고 팔아요.
이런 순대도 어느 시장에나 다 있는 겁니다.


신김치(익은 김치도 됨), 토종순대, 돼지뼈에 붙어 있는 고기도 발라서 준비하고
모자반도 먹을만큼 썰어서 준비합니다.



뼈국물 덜어낸 큰 냄비에 위의 재료들을 다 넣어서 뭉근히,
모자반이 누렇게 될 때까지 끓입니다.
아주 간단하지 않습니까?

순대를 안 넣으면  2%가 아닌 20% 부족한 맛이 돼요.
그러니 넣는 게 좋습니다. 넣어야 맛이 아주 깊어지고 구수해요.
이때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데 5살 아이가 부엌에 와서는
'어머니, 무슨 고소한 냄새에요?’라고 빨리 먹자고
재촉하기도 했습니다.
간은 조선간장과 소금으로 하시고 마늘은 조금 넣을수도 있지만
저는 안 넣습니다. 넣으니 맛이 별로였습니다.



대접에 덜어서 송송 썬 실파를 넣고 고춧가루 양념(깨+고추가루+ 후추를 한데 간 것)을
넣고 드시면 됩니다..
양념은 꼭 넣어서 드셔야 얼큰하니 좋습니다.
깨, 고춧가루,후추를 각각 따로 넣은 것 보다 이 세가지를 한데
깨갈이에 갈아 섞은 게 훨씬 좋습니다.
잘 익은 김치만 곁들여 밥에 드시면 밥 한공기는 그냥 먹습니다.


여동생 부부를 불러서 같이 맛있는 몸국을 먹다가  갑자기
서울사는 남동생들 생각이 나서 속으로 혼자 아쉬워 하는데
그때 여동생이 ‘오빠도 이거 너무 좋아했는데....’라고
얘기 하더군요. 저와 똑 같은 생각을 했더군요.
여동생이 '옛날 잔치집과 똑 같은 국맛'이라 했고 표현에 인색한
제 남편도 맛있다고 두 그릇을 먹었습니다.

두 번째 우린 돼지뼈 국물은 이번주에 고기국수를 만들어
또 동생부부네와 같이 먹을 겁니다.  
싱싱하고 아주 싼 돼지뼈로 본전을 뽑고도 남았네요.


참고로 육고기와 어류가 가장 맛있는 철이 11월,12월, 1월이라고 해요.
그래서 돼지뼈도 이맘때부터 더 맛있어집니다

출처 : 송이앨범
글쓴이 : 양송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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