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엔지니어66

[스크랩] 저 요즘 이렇게 먹고 살아요^^

파도아래 구름위 2007. 6. 24. 21:10




저녁에 일터에서 돌아오면서 배는 고프고 손은 까딱하기 싫을 때는 가끔 외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무엇을 먹을까'하고 이것저것 생각하다 결국은 '에이...그냥 김치에 밥 먹자'라고
할때가 많아요.
그래서 '남들은 무얼 먹고 사나?'하고 궁금할때가 있습니다.
저는 2월 들어서는 이렇게 먹고 살고 있답니다.^^




설에 먹다 남은 고기산적과 두부적을 가지고 다시 재활용을 해서 먹었어요.
저희집은 옛날부터 이렇게 먹었어요.
한번 뎁혀서 먹은 산적과 적은 다시 밥상에 올리면 잘 먹질 않지요.

이때 이쑤시개에 두부적,김치,고기,김치,고기순으로
꽂아서 계란물 입혀서 지져 보세요.  소금간은 하지 마세요.
색다른 반찬이 됩니다. 크기가 안 맞아도 괜챦습니다. 꽂는 순서도 막 뒤섞여도 돼요.

이쑤시개 10개정도면 계란 큰 거 1개면 됩니다.  밥 반찬과 술 안주로 괜챦습니다.
산적들은 저의 할머니께서 제 몫으로 챙겨두셨더군요.



(제주도식 콩자반)




어렸을 때  집에서 작은 옹기항아리에 가득 만들어 두고 겨우내 먹었던 반찬입니다.
1. 메주콩 1컵을 물로 두 세 번 씻은 다음 솥에 넣어 젖은 채로 볶습니다.
2. 옆쪽에는 물 2컵에 간장 1/3컵을 넣어 한번 끓여 둡니다.
3. 콩이 고소하게 볶아졌으면 간장물에 부어서 콩에 양념이 밸때까지 졸입니다.
   그러면 국물이 콩 위로 겨우 자작할 정도로 됩니다. 위 스텐통의 콩 처럼요.
4. 양념이 배어들면 조청(물엿),고추가루,깨를 넣어서 재빨리 저은 다음 불을 끕니다.
   한 김 식으면 송송 썬 파를 넣으면 돼요.
조미료를 취향에 따라 먼지만큼 넣으셔도 되고, 안 넣어도 맛있습니다.

완성이 된 콩자반은 다소 딱딱한 감이 있어요.
아래 사진은 만든지 2일 지난 겁니다. 이때부터가 맛있고 콩도 적당히 물러지지요.
색이 이래도 짜지 않고 고소해서 밥반찬으로 좋아요.
다소 짭잘하게 드시고 싶으시면 간장을 1/2컵을 넣으세요.
냉장고에는 보관 마시고 서늘한 곳에 두면 됩니다. 냉장고에서는 딱딱해져요.
이 콩자반은 우리 지방의 식당, 분식집은 물론 몇몇 유명 레스토랑에서도 반찬으로 나와요.







포실포실하고 맛있기로 소문난 모슬포 감자입니다.
아는 분이 한 상자 주셨는데 포실포실해서 어떻게 먹을까 했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고
먹으니 너무 맛도 좋고 감자를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더군요.  많이들 드시는 거지요.
얼마나 구수하고 포실포실한지 껍질 벗겨서 물을 조금 붓고 삶으면 물이 거의 죽처럼
될 정도에요.
뜨거울때 으깨서 마요네즈, 소금, 꿀을 넣어서 맨 위 사진처럼 용기에 담아뒀다가
그때그때 덜어내서 맛살이나 햄, 오이등을 섞어서 먹었습니다.
그냥 그대로 먹어도 맛만 좋아요.
저는 포실포실한 감자를 안 먹었었는데 이거는 정말 맛있더군요.





모슬포 감자로 감자미역국을 끓였어요. 감자와 미역이 궁합이 그렇게 잘 맞는다고 합니다.
솥에 참기름 조금 두르고 불린 미멱 볶다가 조선간장 조금 넣어 더 볶은 다음
감자를 넣고 멸치다싯물을 부어 팔팔 끓여요.
그런 다음 조선간장으로 나머지 간을 맞추면 국물이 걸죽한 맛있는 감자미역국이 됩니다.
땅기운이 물씬 풍기는 맛있는 겨울감자를 매일 먹어도 물리지가 않네요.
저는 멸치다싯물 대신 미역국을 끓일때는 맹물에 참치액을 넣고 합니다.







작년 가을에 집에 무슨일 때문에 썻던 육포가 냉동실에 있길레 바싹 말려서 분쇄기에
갈았습니다.
김치 볶을때, 김치찌개, 된장찌개에 넣었더니 맛이 훨씬 좋더군요.
완전 소고기다시다지요. 지금은 다 먹었어요.
냉동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육포 있으면 말려서 한번 갈아보세요.
양념으로 쓸만해요.





작년 12월에 시어머니께서 김장김치를 어마어마하게 보내주셨어요.
아주 커다란 비닐 2개에 담아서 보내주신 김치를 집에 있는 스텐 통으로 옮겨 놓으니
왼쪽 제일 큰 스텐통으로 여섯개, 오른쪽 중간크기 스텐통에 담고도 더 많이 남을 정도로 보내주셨어요.  
시어머니께서 제 여동생과 같이 나눠 먹으라고 그렇게 보내주셨지요.
동생과 나눈 다음  제일 큰 스텐통으로 4통을 먹고 이것 남았습니다.
이것들은 부모님 안 계신 시골집 빈 냉장고에서  두 달동안 숙성이 된 김장김치에요.
일요일에 실어 오면서 집에 가면 빨리 밥 해서 김치에 먹고 픈 생각밖에 없더군요.^^
뚜껑 열어 맛을 보니 이 세상에서 이처럼 맛있는 김치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맛있게 잘 익었더군요.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아요.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먹기 싫으면 못 먹는법인데
저는 어릴때부터 된장을 너무 잘 먹었다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만드신 된장은 우리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했어요.
그 당시 어린 마음에도 ‘된장이 참 맛있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어머니 장맛은 유명했지요.
그러다가 시어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친정어머니 된장처럼 맛있는 된장을 다시
맛 보게 됐답니다.   시어머니를 만난 건 저에게는 운명이자 큰 복이에요.

된장을 365일 먹는 것 같아요. 제가....
집 식구들에게 먹으라고 강요도 안 하고 그저 저 혼자  먹다 보니 나머지 식구들도
저절로 따라 먹대요.





등산 갔다가 근처 빈 밭에 이제 막 냉이들이 몇개 올라오기 시작했더군요.
먹을만한 것으로 딱 6개를 캐서 냉이 된장찌개를 끓였더니 야생 냉이향이 진동했어요.
먹을만한게 딱 6개 보였어요. 나머지는 너무 어려서 뽑기가 미안해서....
멸치다싯물에 된장풀고 냉이,두부,청량고추만 넣어서 끓였더니 남편이 아주 좋아했어요.
어떤 밭의 냉이는 너무 늙어 버린것도 있고 어떤 곳은 또 이제야 싹이 올라오고...
냉이들도 자라는게 밭 마다 틀린 것 같습니다.





헤헤...이것은 어제 아침에 끓여 먹은 콩나물 된장국이에요.
멸치다싯물에 콩나물 넣어 끓이다 삼삼하고 짜지않게 된장풀고 한 소큼 끓인다음
불을 끄면 됩니다.  겨울에 참 많이도 먹은 국이에요.
마늘은 취향대로 넣으셔도 되는데 저는 안 넣은게 더 좋아요.
친정어머니 살아계실때는 겨울이면 방안 콩나물시루에 콩나물 떨어질때가 없었는데....


참고로,
'반찬이 하나도 없어' 라는 말을 제주사투리로 표현하면,
'촐래가 펀찍이여' 라는 말이 돼요.
'촐'은 원래 아래 아(ㆍ) 발음을 해야 해요. 그러니까 ㅗ 와 ㅓ의 중간 발음이지요.
시골에 가면 할머니 친구분들께서 이런 옛날 사투리를 그대로 쓰십니다.
이런 말을 알아듣는 이곳 청소년들이 이젠 별로 없어요.





출처 : 살아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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